일상 정보

기업의 ESG 경영과 재활용 페트 원료, 그리고 그린워싱의 그림자

by After LIKE 2025. 4. 21.

환경, 사회, 지배구조를 뜻하는 ESG는 더 이상 대기업만의 전략이 아닌 전 산업군의 필수 과제가 되었습니다. 환경 보호와 지속 가능한 생산이 요구되면서, 플라스틱 사용 방식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특히 재활용 페트병을 원료로 하는 소재들이 주목받고 있으며, 음료 병, 의류, 산업 자재 등 다양한 제품에서 재활용 PET가 사용되고 있습니다.

기업의 ESG 경영과 재활용 페트 원료, 그리고 그린워싱의 그림자

기업들은 이러한 친환경 움직임을 브랜드 가치로 삼고 소비자와의 신뢰를 쌓으려는 시도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외형만 친환경일 뿐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경우도 존재합니다. 이른바 그린워싱(Greenwashing) 문제가 그것입니다.

국산 재활용 원료의 생산 과정

국내에서는 실제 음료가 담겨 있던 페트병을 수거하여, 정밀한 공정을 거쳐 재활용 원료로 탈바꿈시키는 방식이 일반적입니다. 주요 공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 소비자 배출 후 투명병 분리 수거
  • 세척 및 라벨 제거
  • 분쇄 후 이물질 선별
  • 고온 건조 및 플레이크 처리
  • 제품 원료로 재사용

이 과정은 단순히 자원을 되살리는 것 이상으로 환경 오염을 줄이고 탄소 배출을 낮추는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시간과 인력, 장비가 필요한 만큼 원료 단가는 상대적으로 높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국내 재활용 PET 원료의 시장 가격은 킬로그램당 약 2,000원에 이르고 있습니다.

중국산 '재활용' 원료의 실체

국내와 달리 중국에서 수출되는 일부 '재활용' PET 원료는 폐페트병이 아닌, 새롭게 생산한 페트병을 기반으로 합니다. 이 새 병을 화학 처리하여 원료화한 뒤 재활용 원료처럼 포장해 수출하고 있습니다. 이는 다음과 같은 문제를 야기합니다.

  • 순환 자원 아님: 진정한 폐기물 재활용이 아니며, 신규 자원을 다시 사용하는 방식입니다.
  • 가격 차이 유도: 킬로그램당 약 1,450원으로 국내 원료보다 저렴합니다.
  • 친환경 오인: 외관상 재활용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자원 낭비입니다.

이러한 방식은 비용 절감을 원하는 일부 기업에게는 매력적인 대안이 될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소비자 신뢰와 환경 지속 가능성 모두를 해칠 수 있는 선택입니다.

국내 재활용 산업의 위협

지난해 국내로 수입된 중국산 PET 원료는 약 1만 2,000톤에 달하며, 주로 의류와 섬유 제조에 사용되었습니다. 이 물량이 진짜 재활용 원료로 오해될 경우, 국산 재활용 원료를 생산하는 업체는 판로를 잃고 도태될 수 있습니다. 또, 친환경을 신뢰하고 제품을 구매한 소비자 입장에서도 기만당했다는 인식을 줄 수 있습니다.

이러한 왜곡은 결국 국내 재활용 생태계 전반의 성장 가능성마저 제한하게 됩니다. 특히 정부의 재활용률 제고 정책이 시행되고 있는 시점에서, 정책의 빈틈을 외국 기업들이 파고들고 있다는 점에서 주의가 필요합니다.

유럽의 대응은 어떤가

이미 유럽에서는 유사한 문제가 반복되며, 이에 대한 대응책도 적극적으로 마련되고 있습니다. 유럽연합은 재활용 원료의 진위를 가리기 위한 엄격한 기준을 도입했으며, 수입 제품에 대해서도 다음과 같은 조치를 취하고 있습니다.

  • 공인된 재활용 인증서 제출 의무화
  • 화학적 재활용과 기계적 재활용의 명확한 구분
  • 기업의 재활용 제품 라벨링 검사 강화
  • 위반 시 벌금 또는 수입 제한 조치 부과

이러한 조치는 소비자의 선택권을 보호할 뿐 아니라, 자국 내 재활용 산업을 육성하는 기반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국내 대응 방안 제안

우리나라 역시 재활용 산업의 생태계를 유지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접근이 요구됩니다.

1. 수입 재활용 원료의 출처 확인 절차 강화

관세청 및 환경부 차원에서 수입 원료의 생산 이력과 성분 분석을 철저히 하여, 실제 폐기물을 기반으로 한 원료인지 검증해야 합니다.

2. 국산 원료 사용 기업에 혜택 확대

세금 감면, ESG 지표 가산점, 친환경 인증 우대 등 실질적인 혜택을 부여해 국산 재활용 원료 사용을 장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3. 소비자 대상 재활용 정보 공개 확대

제품 포장에 사용된 재활용 원료의 출처, 방식, 인증 정보를 표시하도록 법제화하면, 소비자가 더 정확히 판단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됩니다.

4. 공공 부문 우선구매 제도 강화

정부나 공기업이 발주하는 상품에 국산 재활용 원료 사용을 조건으로 명시하면 내수 시장을 안정화할 수 있습니다.

5. 국제 연계 기준 마련

국제 재활용 인증제나 환경 규제 협의체에 참여하여, 글로벌 기준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산업을 성장시켜야 합니다.

마치며

재활용 페트 원료는 단순한 재료 그 이상으로, 환경을 위한 사회적 실천이자 미래 산업의 핵심 자산입니다. 하지만 그 진정성을 흐리는 '가짜 재활용 원료'의 등장으로 인해 시장과 소비자의 신뢰가 흔들리고 있습니다.

벌금, 과태료, 범칙금, 과료 일상에서 접하는 법률 용어, 제대로 알고 계신가요?

 

벌금, 과태료, 범칙금, 과료 일상에서 접하는 법률 용어, 제대로 알고 계신가요?

교통법규를 위반하거나 공공질서를 어긴 후 우편으로 고지서를 받은 적 있으신가요? 혹은 뉴스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는 표현을 보며 나와 상관없는 이야기라고 느끼셨을지도 모르겠습니

uo101.tistory.com

 

댓글